코엔자임 Q10 복용이 서맥을 악화시킬 가능성에 대하여
코엔자임 Q10(CoQ10)이 약리학적으로 서맥(Bradycardia)을 직접적으로 악화시킬 가능성은 극히 희박(Extremely Rare)합니다. 오히려 서맥을 동반한 갑상선기능 저하증 환자에게는 심박출량을 보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단, 혈압은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그 생화학적, 약리학적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작용 기전의 차이: ‘억제제’가 아닌 ‘촉진제’
대부분의 서맥 유발 약물(베타 차단제, 칼슘 채널 차단제 등)은 심장의 전기 신호 전달을 ‘차단(Block)’하거나 억제하여 심박수를 강제로 낮춥니다.
반면, CoQ10은 대사적 ‘조력자(Cofactor)’입니다. CoQ10은 심박동을 느리게 만드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심장 세포가 수축하고 이완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ATP)의 공급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연료가 부족해 느리게 뛰던 심장(갑상선기능 저하증 상태)에 연료 효율을 높여주는 것이므로, 기전상 심박수를 더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2. 심박출량(Cardiac Output) 개선에 따른 보상 기전 완화
갑상선기능 저하증 환자의 서맥은 심장이 한 번 뛸 때 뿜어내는 혈액의 양(1회 박출량, Stroke Volume)이 줄어든 상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CoQ10의 역할: 심근의 수축력을 강화하여 1회 박출량을 늘립니다.
- 결과: 심장이 한 번 뛸 때 충분한 혈액이 나가게 되면, 우리 몸은 혈액 공급 부족을 느끼지 않게 되어 무리하게 심박수를 조절하려는 불안정한 자율신경계 반응이 줄어듭니다. 즉, 병적인 서맥을 악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혈역학적으로 안정된 리듬을 찾도록 돕습니다.
3. 유일한 이론적 변수: 혈압 강하 효과 (Hypotensive Effect)
CoQ10은 혈관 내피세포 기능을 개선하여 혈압을 약간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여기서 발생할 수 있는 이론적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일반적인 반응: 혈압이 내려가면 우리 몸은 보상 기전(Baroreceptor reflex)에 의해 심박수를 오히려 높이려고(빈맥) 합니다. 따라서 서맥이 악화될 확률은 낮습니다.
- 예외적인 경우: 만약 환자가 갑상선기능 저하증으로 인해 자율신경계 기능이 심각하게 망가져 있거나(Autonomic Neuropathy), 기립성 저혈압이 심한 경우라면, CoQ10에 의한 혈압 저하가 일시적인 어지러움 등을 유발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심장의 전기 신호 자체를 억제하여 서맥을 심화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4. 주의해야 할 약물 상호작용 (Drug Interaction)
CoQ10 자체가 서맥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환자가 이미 서맥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을 복용 중일 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 베타 차단제(Beta-blockers) 병용 시: 고혈압이나 부정맥 치료를 위해 베타 차단제를 복용 중이라면, CoQ10이 혈압을 추가로 낮출 수 있어 약물 용량 조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CoQ10이 직접 심장을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약물의 효과가 너무 강하게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 가깝습니다.
요약
CoQ10은 심장을 ‘진정’시키는 성분이 아니라 심장에 ‘에너지’를 주는 성분입니다. 따라서 갑상선기능 저하증으로 인해 에너지가 부족하여 느리게 뛰는 심장에 CoQ10을 투여한다고 해서 심장이 더 느리게 뛸 생리학적 이유는 없습니다.
임상적 조언: 다만, CoQ10 복용 시작 후 혈압이 지나치게 떨어지거나(수축기 90mmHg 미만), 어지러움을 느낀다면 이는 서맥 악화라기보다는 혈관 확장에 의한 저혈압 증상일 수 있으므로 용량 조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